“그 날이 오면 내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어 축하 행렬의 앞장을 서리라” (심훈).
이것은 일제 치하에서 조국 해방을 사무치게 그리던 겨레의 한결같은 한이었다.
일백 번 고쳐 죽어도 님 향한 일편단심이 변할 수 없음과 더러운 세상에서도 백설이 만건곤할 때 독야청청하고 싶던 송죽 같은 충신들의 나라, 어머니처럼 하나밖에 없는 내 조국 어디를 찔러도 내 몸같이 아픈 조국, 이순신 장군이 지켜 주고 일제와 공산당과 싸워 수십만의 애국 지사들이 피흘려 지켜 준 내 조국, 영광스럽고 성스러운 내 조국을 후세에게 물려 줘야 하겠다.
때로는 누워서 공상을 해 볼 때가 있다.
석유라도 펑펑 쏟아져 나오고 천재 과학자가 계시를 받아 투명 인간이 되는 법이나 마법의 지팡이 같은 것으로 인력(引力)을 붙잡아 무한 동력화시키는 비법이나 아니면 암을 고치는 약이 한국에서만 인삼처럼 생산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러나 다음 순간 나는 정말 내 자녀가 요술사가 되는 것을 싫어하듯이 내 조국이 벼락 부자 황금 방석에 앉아 금속성 인간들로 변신한다면 그때 나는 잃어버린 조국을 두고 통곡할 것 같다.
나는 내 조국에 한 가지 기적이 일어나기를 원하고 있다.
그것은 예수를 통한 인격의 기적이다.
한국인이 만든 나사못 하나, 단추 하나라도 세계의 시장에서 의례히 그 신앙과 양심이 보증 수표처럼 믿어지는 그런 민족이기를 원한다.
금광 노다지, 오일 달러로 만들어진 나라이기 보다는 피와 땀과 눈물과 기도와 사랑으로 정성껏 키워 진 그런 조국을 존경하고 싶다.
세계의 돈을 개미처럼 긁어 모아서 경제 동물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도 월남 피난민 백 명도 받아 줄 여유가 없는 일본이기보다 백의 가난한 나라에서 수천 명 천재 유학생들을 데려다가 한국 교회들이 맡아서 양자 삼아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는 법을가르치고 박사를 만들어 귀국시키는 그런 민족, 그리고 백의 민족의 백의천사 간호원 십만 명쯤이 세계의 병원에서 영혼까지 돌봐 주는 사랑의 수출국이면 좋겠다.
중동 나라들은 석유를 수출하고 구미 각국의 과학과 섹스 자유까지 포함한 자유가 판친다.
어떤 나라는 무기를 수출하고, 일본은 상품을 수출하고, 소련은 공산주의를 수출하는데, 한국은 하나님 신앙과 영원히 살고 참 사는 법과 미움과 절망의 쓰레기에서 사랑과 소망의 장미가 피게 하는 그런 기적을 수출하는 동방의 빛 코리아, 지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성민(聖民) 코리아를 위하여 밑거름이 되고 싶다.
1981. 11. 21 조선일보 一事一言에서
김준곤 목사님의 예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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